게임 제작 연합 동아리 브릿지(BRIDGE) 후기

우선 나는 약 1년 6개월동안 브릿지라는 게임 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하다 이번 23년 하반기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인터넷에 브릿지에 대한 후기나 회고가 적고, 게임 업계 자체가 다른 개발에 비해 정보나 협업의 기회가 적다고 생각하여 공유의 목적으로 작성한다.

후기를 작성하기 앞서 하고싶은 말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뭔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뭘 얻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물론 결과물이 엄청 뛰어나다면 그 목적을 상회하겠지만 그런 결과물을 만든 사람들도 결국 만드는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보이지만 않는 것일 뿐)

여기서 말하는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나 커뮤니케이션 즉, 소프트스킬영역에 해당하는데 실제로 개발을 평생 혼자할 개발자가 아니라면 우리는 평생을 남들과 함께 일하게 된다. 그런 작은 회사이자 사회인 동아리에서 사람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개발스킬이나 실력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따라오는 것이고, 이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같은 목표를 지닌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디서도 얻기 쉽지 않다.

브릿지란?

위 링크를 통해서 알아볼 수 있지만 간단하게 직장인, 대학생, 학생을 구분하지 않고 게임 제작에 열정이 있는 사람끼리 모여서 팀을 이루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아리다. 타 동아리와 다르게 6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디게임 성향이 조금 있다. 기획자, 플밍, 아트, 사운드로 구성된 팀을 빌딩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격주로 정기 총회를 통해서 게임 개발자끼리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나 개발지원 사업등 다양한 명목으로 개발을 지원한다.

지원 방법

1년에 딱 2번 상반기 하반기에 신청을 받고 서류 -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공고는 미리 확인하고 지원하자

서류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잘 기억해서 작성해보겠다.

서류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데, 나의 경우엔 소개서 몇줄과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 나는 지원 당시에 프로젝트 1개를 진행해본 경험과 게임 개발을 시작한지 약 6개월 정도된 학생이었다. (물론 지금도..)

애초에 다들 공부하려고 모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지원하면 좋을 것 같다. 서류에선 게임 개발을 꾸준히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게 볼 것 같다.

면접

면접은 나는 2 대 2 면접을 봤는데, 간단한 동기와 개발할 때 어려움, 프로그래머 기술관련 질문이 몇 가지 들어왔다. 이것도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하는게 면접을 보는 사람도 같은 동아리 사람이기에 긴장하지 않는 편이 좋다. (10년차 개발자 면접관이 아님)

활동 후기

위에서 간략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적었지만 저건 게임 개발을 공부하며 느낀 것에 관한 내용이고, 나의 1년 반동안 활동에서 생각해보면 좋은 키워드를 적어본다면 다음과 같다.

  • 넓어진 인간관계
  • 다양한 경험
  •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 개발자 커뮤니케이션
  • 주도적인 경험

넓어진 인간관계

가장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원 당시에 2학년 2학기를 마치고 휴학중이었다. 개인적인 회고록에 적었지만, 게임 공부를 다짐하고 동아리에 들어오게 되면서 내가 얼마나 우물안에 개구리였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그전에 SGM을 통해서도 벽을 마주했다.

같은 목표를 지닌 사람들끼리 모여있으니 정보의 교류가 정말 빨랐다.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들이 졸업하게 되면서 취업을 하거나, 공모전, 지원사업등을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었으며 게임 업계의 이슈들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이나 동아리내 스터디에서 깊어진 관계로 게임 업계에 아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 (물론 이런 것도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인간관계를 통해 실제 동아리에서 창업이나 취업에 서로 큰 도움을 주고 받으며 먼저 취업한 사람의 인사이트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같은 직군끼리의 대화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에 대해서 좀 더 구체화 하거나 아이 변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에서 기획으로 직군을 변경하거나 아트로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정리하자면 뭔가를 만드는 과정, 게임 업계에서 인간관계는 하나의 자산이고 이를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곳이 동아리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경험

6개월마다 프로젝트가 새로 만들어지거나 연장하기 때문에 자신의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를 보고 경험할 수 있다. 상당히 큰 매력이며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프로젝트 경험에서 정말 중요한 점은 포기하지 않기이다. 모든 팀에서 힘든 순간은 오며 오히려 싸우지 않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팀이 더 안좋다라는 것을 최근에서야 배우게 된 것 같다. 실패할 것이라면 요란하게 실패하고, 성공으로 가기위해선 필수적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 말고도 운동, 개발, Todo에 관련된 스터디나 취업 스터디 등등이 있어서 자신에게 좀 더 적합한 형태로 스터디도 가능하다.

블로그에 많이 언급되었지만 뒤에서 다시 설명할 개발 책읽기 모임은 내가 만들어서 1년째 운영중이다. 지금은 활동을 중지한 브릿지에서 이후로도 계속 진행하고 있기에 만약 이글을 보고 스터디에 참여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처음 만드는 10개의 게임은 똥이다.

처음부터 슈퍼스타를 만들려고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건 개발뿐만 아니라 인생에도 해당하는..) 애자일과 같이 피드백이 있고 지속적인 개발환경이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대학생이 모인 동아리라는 공간에서 개발은 온라인과 비동기적으로 이뤄지기에 이를 성취하기가 쉽지 않다.

크래프톤 정글과 같이 같은 공간에 모여서 한 가지 목표를 다 같이 바라본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는 어렵다. 또한 프로젝트 특성 상 PM도 없고 전부 팀원끼리 해결해야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개개인의 목표가 다른 것이다.

쉽게 말해서 총대를 멘 팀원이 필요하다. 대부분 팀장이 이 역할을 한다.

팀은 결성되었지만, 한명은 포폴 한명은 취업, 한명은 공부, 한명은 출시의 목적을 둔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 즉, 프로젝트에 자신의 목표를 맞추는 것이 아닌, 팀의 목표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팀 빌딩때문에 브릿지에서도 잘 진행되지 않은 프로젝트들이 있다. 이 과정에서 솔직하게 팀을 결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발생하는 실패와 좌절을 피하지 말고 겪어보는 것도 좋다. 이런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이런 경험을 통해 면접이나 인터뷰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실패와 좌절을 겪는 쓴맛도 필요하고 이도 결국 자산으로 남는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말고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종의 가면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어야한다. (이런 능력을 기르는 것도 동아리라 쉽게 가능하다.) 나도 벽을 정말 자주 만나고 실제 동아리에 괴물분들이 정말 많아서 쉽게 가면 증후군에 빠지곤 하는데, 이런 것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똑같은 사람이고 나라고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개발자 커뮤니케이션

넓어진 인간관계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좀 더 좁혀서 게임 프로그래머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크게 작용한다.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 서로 공유하고 개발간의 도움을 서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브릿지 Dev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운영중인데, 아직까지는 활동이 잘 되지 않고 있다. (한 2년 뒤면 사람이 더 늘어나고 활동이 활발해지지 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생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솔직하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다. 한번 물어보면 순간 부끄러움이 다일 수 있지만, 평생 물어보지 않는다면 그냥 모른채로 사는 바보가 된다.

처음 개발 공부를 시작하면 생기는 이상한 자부심과 마인드가 있다. 지식을 나누면 닳는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접한 정보나 지식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창작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사실 본인도 어디 블로그나 책, 강의를 보고 학습한 지식임에도 정말 작은 동아리에서도 경쟁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정보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해지고 솔직해진다면 실상 다시 돌아오는게 더 많다. 취업에 도움을 줘서 밥을 얻어먹고 업계관련 정보나 추천을 해줄 수 있고, 기억에 남아서 지속적인 긍정적인 관계로 유지될 수 있고, 서로 알려주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들어가기전 “소극적이라 그렇다”, “귀찮다”의 핑계보단 솔직한 태도를 가지는게 정말 중요하다.

주도적인 경험

만약에 가능하다면 주도적인 경험을 꼭 해보는 것이 좋다. 스터디든 프로젝트든 부정적인 책임말고 긍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곳까지 가보는 것이 매우 좋다.

동아리에선 프로젝트 팀장 또는 주도적인 팀원, 스터디 개설, 운영진 등등으로 활동할 수 있는데,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사람은 애초에 환경적인 요소에 의해 많이 좌우되는데 스스로 그런 환경에 던져놓는 것 만으로 큰 성장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겁먹지 말고 똑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솔직하게 도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무리

뭔가 내용이 후기보단 회고록에 가까웠는데, 사실 브릿지라는 게임 개발자의 첫 단계?에 들어가기 전 꼭 하고 싶었던 말들을 적었던 것 같다. 이런 글은 사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서 이해하면 좋은데, 너무 확정적으로 말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한 브릿지에 대한 후기가 적기 때문에 글을 작성했고, 다른 사람들이 이글을 보고 지원을 한다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태그: ,

카테고리:

업데이트:

댓글남기기